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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7 11:01
제작비 240억원에 이르는 에스에프(SF) 대작 <승리호>가 극장을 거치지 않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국내에서 블록버스터가 넷플릭스 직행을 택한 건 처음이어서 영화계 전반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20일 “<승리호>를 전 세계 190여개국에 동시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형태와 장르의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승리호> 역시 뜨거운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개 시점은 추후 밝힐 예정이다.
<승리호>는 665만명의 관객을 모은 <늑대소년>(2012)의 조성희 감독이 연출하고 송중기·김태리가 주연을 맡은 한국 최초의 우주 배경 에스에프 영화다. 2092년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뒤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다.
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는 애초 <승리호>를 지난 여름 텐트폴 영화로 개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극장 관객이 전년보다 70% 넘게 줄어든 탓에 개봉을 미뤄왔다. 올겨울에 개봉할 것으로 점쳐지기도 했으나, 막대한 제작비 회수를 위해 끝내 넷플릭스 행을 택했다.
유정훈 메리크리스마스 대표는 “전 세계에서 대규모 유행인 코로나19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콘텐츠 유통에 대한 기존 환경 및 디지털 사이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후속적인 슈퍼 아이피(IP) 확장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시장의 높은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반조성을 위해 더는 개봉을 연기할 수만은 없다는 판단하에 넷플릭스를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윤성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이 지난 4월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이어 박신혜·전종서 주연 <콜>도 넷플릭스 행을 확정하고 오는 27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에 참여한 영화 <차인표>는 내년 1월1일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박훈정 감독의 <낙원의 밤>도 넷플릭스 공개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터라 상당수 영화 제작사와 투자·배급사들이 제작비라도 건지려고 넷플릭스 직행을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수익과 전 세계 190개국 동시 공개라는 장점이 뚜렷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심화하면 한국 영화계가 넷플릭스에 종속되는 건 아닌지 하는 우려도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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